가이드 · 필러
필러 유지기간, 부위마다 다른 이유
같은 제품을 같은 용량으로 넣어도 입술은 반년 남짓, 관자놀이는 1년 반 가까이 갑니다. 필러가 “녹아 없어지는” 과정은 무작위가 아니라 효소 분해 속도 × 부위가 받는 물리적 스트레스로 꽤 일관되게 설명됩니다. 이 글은 그 원리를 정리합니다.
HA 필러는 왜 사라지나 — 효소 분해
대부분의 필러는 히알루론산(HA)입니다. HA는 원래 우리 피부에 있는 성분이고, 체내에는 이를 분해하는 효소(히알루로니다제)가 늘 존재합니다. 제조사는 HA 사슬을 서로 묶어(가교, cross-linking) 효소가 쉽게 접근하지 못하게 만들어 수명을 늘립니다. 그래서 필러의 감소는 어느 날 갑자기 꺼지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서서히, 지수적으로 줄어드는 곡선을 그립니다.
AestheCast가 필러에 쓰는 모델도 이 형태입니다. 시술 직후를 100으로 두고 시간이 갈수록 일정 비율씩 줄어드는 감쇠 곡선이며, 거의 소실된 시점(잔존 약 10%)을 예상 수명으로 봅니다. 참고로 이 원리 때문에 HA 필러는 문제가 생겼을 때 히알루로니다제로 녹여 되돌릴 수 있습니다 — 다른 재료들과 구분되는 큰 장점입니다.
부위가 유지기간을 가르는 첫 번째 이유
효소는 어디서나 작동하지만, 그 위에 얼마나 자주 움직이는 조직이 얹혀 있는지가 다릅니다. 근육이 계속 수축하고 혈류가 풍부한 곳일수록 젤이 눌리고 흩어지며 대사에 노출됩니다. AestheCast는 부위마다 이 “움직임·전단” 계수를 다르게 두는데, 순서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 경향 | 부위 | 왜 |
|---|---|---|
| 짧은 편 | 입술 · 귀(귓불) · 마리오네트 · 미간 · 팔자 | 말하고 웃는 동안 끊임없이 움직이는 표층·역동 부위 |
| 중간 | 인디안주름 · 코 · 눈두덩이 · 이마 · 턱끝 | 움직임은 있으나 상대적으로 지지 조직이 있음 |
| 긴 편 | 관자놀이 · 옆광대 · 앞광대 · 볼 · 눈밑 · MD코드 | 깊은 층, 움직임이 적고 젤이 눌릴 일이 적음 |
| 가장 긴 편 | 어깨 · 가슴 · 엉덩이 등 바디 | 움직임이 적은 데다 대용량이라 표면적 대비 부피가 큼 |
데이터로 보면 입술의 예상 유지는 반년~1년 사이에 걸리는 경우가 많고, 옆광대·MD코드는 1년 반 안팎, 바디 부위는 2년 가까이로 잡힙니다. 여기에 표정을 많이 쓰는 사람이면 같은 부위라도 조금 더 빨리 줄어듭니다.
재료 물성 — G′와 가교, 그리고 응집성
제품 카탈로그의 숫자 중 유지기간과 가장 관계가 깊은 것은 가교 정도와 농도이고, 그 결과가 G′(탄성계수)와 응집성으로 표현됩니다.
- G′가 높다 = 단단해서 잘 눌리지 않는다. 볼·턱·코처럼 형태를 지지해야 하는 곳에 쓰이고, 대체로 오래 남습니다.
- G′가 낮다 = 부드러워 잘 퍼진다. 눈가·표재 잔주름·스킨부스터 용도에 쓰이며, 자연스럽지만 짧습니다.
- 응집성이 높다 = 젤이 덩어리로 뭉쳐 있으려는 성질. 조직 안에서 흩어지지 않아 형태 유지에 유리합니다.
실제 제품군을 보면 표재 잔주름용 저가교 라인은 4~7개월대, 범용 중간 라인은 9~12개월대, 윤곽·볼륨용 고가교 라인은 15~21개월대로 표기됩니다. 단단한 제품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 입술에 고탄성 제품을 쓰면 오래 가는 대신 부자연스럽고 만져질 수 있어, 부위에 맞는 물성을 고르는 것이 먼저입니다.
같은 제품·같은 부위인데 다른 이유 — 시술 방법
주입 층
깊이도 유지에 관여합니다. 골막 위나 심부지방층처럼 움직임이 적은 층은 상대적으로 오래 가고, 진피 내처럼 얕은 층이나 표정근이 있는 근육층은 더 빨리 줄어듭니다. 근육층 주입은 계속되는 수축과 혈류 때문에 가장 불리한 편입니다.
기법과 도구
같은 양이라도 넓게 부채꼴로 펼치면 젤이 효소와 닿는 표면적이 커져 분해가 빨라지고, 한곳에 덩어리로 모아 넣으면 느려집니다. 캐뉼라(무딘 침)로 층을 유지하며 넣는 경우도 약간 유리한 쪽입니다.
용량
양이 많을수록 단위 부피당 표면적이 줄어 오래 남습니다. 볼에 0.5cc를 나눠 넣은 경우와 2cc를 넣은 경우는 같은 제품이어도 체감 기간이 다릅니다. 바디 필러가 특히 오래 유지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생활습관은 얼마나 영향을 줄까
영향은 있지만 부위·재료만큼 크지는 않습니다. 데이터상 방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 고강도 운동: 대사가 빨라 유지에 불리. 운동량이 많을수록 뚜렷해집니다.
- 흡연·잦은 음주: 산화 스트레스로 유지에 불리.
- 수분 섭취: 충분하면 약간 유리, 부족하면 약간 불리.
- 사우나·찜질 등 환경열: 거의 중립으로 두고 있습니다(근거가 약함).
- 필러 직후 고주파·초음파 리프팅: 시술 후 2주 이내에 받으면 열로 인해 눈에 띄게 빨리 줄어들 수 있습니다. 순서를 바꾸거나 간격을 두는 편이 좋습니다.
리터치는 “다 없어졌을 때”가 아닙니다
필러가 완전히 사라지는 시점과, 보기에 아쉬워지는 시점은 다릅니다. AestheCast는 부위별로 리터치 권장 잔존율을 다르게 잡습니다. 원칙은 얕고 작고 정밀한 부위일수록 일찍, 깊고 크고 구조적인 부위일수록 늦게입니다.
- 일찍 보충하는 편(잔존 45~50% 무렵): 입술, 눈밑, 미간, 눈두덩이, 이마, 인디안주름 — 조금만 줄어도 티가 납니다.
- 중간(잔존 40% 안팎): 코, 팔자, 마리오네트, 눈썹뼈, 고정주름.
- 늦게 보충해도 되는 편(잔존 25~30% 무렵): 볼·광대·턱끝·턱선, MD코드, 관자놀이, 바디.
이 기준이면 관자놀이 필러는 “1년쯤 지나 반이 줄었어도 아직 볼 만하다”가 되고, 입술 필러는 “반쯤 줄었으면 이미 보충할 때”가 됩니다. 실제 개월 수는 위의 모든 요인을 넣어야 나오므로, 시뮬레이터에서 제품·부위·습관을 선택해 곡선으로 확인해 보세요.